바르샤(FC BARCELONA)vs아스날(Arsenal) 챔스 8강 1차전 올바른 세상

축구란 참 아름다운 운동이다.

22명+서포터즈2팀이 공 하나를 놓고 누가 차느냐 누가 넘어지느냐에 일희 일비하며
환호와 탄식을 내지른다. TV로 경기를 볼때도 마찬가지다.
그 긴시간 많아봐야 두팀 합쳐서 10골 내외의 득점을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긴시간을
모니터에 혹은 경기장에 눈을두고 떼질 못한다. 꼭 내가 눈을 다른데 돌렸을때 골이 나올것같고
한순간 한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UEFA CHAMPIONS LEAGUE (이하 챔스)는 이 아름다운 운동을 가장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펼치는 향연이다. 이번에 그 중심에는 메시와 즐라탄을 앞세운 바르샤가 있다. (FC BARCELONA)

                                                                     Lionel Messi ( 리오넬 메시 )

                                                              Zlatan Ibrahimović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팀이다. 박지성이 있는 맨유가 물론 멋진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고
더군다나 한국인으로서 그 누구도 닿지 못할정도의 업적을 이루고 있는 박지성 선수가 있다는것만으로도
그 팀에 애정은 가지만, 내가 바르샤의 축구를 더욱 사랑하는 이유는 박지성 선수를 좋아하는것과 또 다른 차원이다.
바르샤의 축구는 정말 예술적인 경지에 올랐다. 그들이 단순하게 축구를 너무 아름답게 하기 때문에 좋다.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70분간의 예술축구


4.1 새벽 아스날과의 경기는 바르샤 축구의 예술성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메시의 환상적인 패스와 돌파, 공간창출능력.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정력, 팀 전체 터치패스의 완성도, 사비의 경기조율 능력,
피케와 푸욜의 아름다운 협력 수비까지.

70여분동안 우리는 왜 바르샤가 이번 챔스의 강력한 우승후보인지, 왜 바르샤의 축구가 정점에 올라있다고 하는지를
확실하게 볼수 있었다. 공간을 찾아가는 공격수에게 한번에 찔러주는 완벽한 스루패스와, 좁은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이에 비해, (아스널의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아스널은 무기력했다.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전방에서 빈틈없이 해결해주던 벤트너는 두세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모두 무위로 돌렸고
움직임이 좋았던 나스리는 마지막 패스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스널 전술의 핵이라는 평가를 받는 파브레가스는 전반에는 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고 보는게 맞을것이다.

무리해서 출전시킨 갈라스의 예상치 못한 부상까지 겹친것은 교체카드도 날린데다가 팀 전술에까지 지장을 주는 이중고를 가져왔다. 바르샤의 팬이기 이전에 축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가장 실망스러웠던것은 완벽하게 밀리는 아스널의 모습이었다.
이 경기에서의 아스날은 최근 리그에서의 승승장구와 비교해볼때 전혀 다른팀인듯 느껴졌다.

결국 전반에 바르샤는 오는 공마다 모두 최고의 공격을 선보일 기세로 물이 올라있었던 즐라탄의 두골로 앞서간다.
오프사이드를 완벽하게 뚫어내며 한골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한골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던 바르샤. 이때까지 바르샤의 축구는 난공불락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바르샤의 압도적인 경기력은 70분까지였다. 


저력의 아스날(Arsenal)


아스날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바르샤는 그점을 간과했다. 빠르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리그 중에서도
공수전환이 빠르고 패스웍이 뛰어난 팀으로 꼽히는데는 그 이유가 있다.
앙리가 빠진 이후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의 아스날도 아스날대로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스날 축구를 아스날답게 만드는데는 심장의 부활이 필요하다. 그 심장이 바로 세스크 파브레가스, 
그를 부활하게 만들었던 키플레이어. 오늘의 아스널의 히어로는 월콧이었다.

                                                              Theo James Walcott (시오 월콧)

                                                        Francesc Fabregas Soler (세스크 파브레가스)

월콧은 투입된지 2분만에 빠른발로 골을 만들어냈다. 전성기의 앙리보다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이 어린 선수는
들어가자마자 상대 진영을 헤집어 놓더니 바르샤의 수비진이 미처 손쓸 틈도 없이 빠르게 빈공간을 찾아들어가
첫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시켰다. 벤트너의 연결또한 현재까지 삽을 푸던 부진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골 자체에 결정적 기여를 한것은 금방 투입되어 체력도 빵빵해서 가뜩이나 빠른 스피드가 더 빨라보이던
월콧의 능력이었다.

이 골은 월콧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것이 현재 월콧의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을 두고 잡음이 많은데
이 한방으로 어느정도의 입지를 다졌다고 볼수 있겠다. 그정도로 임팩트 있는 한방이었다.

우측면에서 월콧이 휘저어주자 파브레가스에게도 공간이 생겼다.
이렇다할 위협적인 움직임이나 특유의 킬패스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 그에게 공간이 열리자
그의 플레이는 빛을 발했다. 전반과는 다르게 볼의 터치도 많아졌고, 중앙공간에 그가 보이는 일이 잦아졌다.
아스널의 심장이라는 칭호는 역시 폼으로 얻는것이 아니다.

이미 전반에 받은 옐로카드로 경고 누적. 2차전 출장이 불가능해진 그는 혼자죽을순없다며 혼신의 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 과정에서 푸욜을 퇴장시켰다. 2차전에 아스널은 중원의 심장이 빠졌다면, 바르샤는 수비의 핵 두명을
모두 잃었다고 표현할수 있겠다. 여기서 파브레가스의 공헌은 1골 그 이상의 엄청난 효과라고 생각한다.


동점으로 끝난경기, 그리고 왕의 귀환


푸욜의 퇴장으로 수적인 우세가 된 아스널의 지속적인 공격이 계속 될것이라 생각되었지만, 정말 이 경기는
그런식으로 결정날 경기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성공시킨 파브레가스는 이전에 당했던
부상의 재발로 인해 거의 뛸수조차 없는 상황이었고, 그로인해 아스날은 중앙에 선수하나를 그냥 세워놓고
경기를 해야했다. 중앙 수비수 한명이 없는 바르샤또한 무리한 공격으로 인한 피해 보다는 그냥 경기를
동점 상황으로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뒤로 돌리는 백패스에서 여실히 들어났다.

경기 자체는 이렇게 끝이 났다. 2대2라는 스코어만 놓고보면 승패도 나지 않은 경기에 뭐 그렇게 몰두해서 봤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대 동점극(?)이 나왔고, 승부의 균형도 어느정도
맞춰졌다. 물론 챔스를 자주 보는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바르샤에게 약간 유리한 상황이긴 하다

수많은 경고, 한장의 퇴장, 선수들의 부상까지 많은것을 잃은 양팀이지만 오늘 경기의 하일라이트는
즐라탄의 두골도, 월콧의 등장도, 동점골을 만들던 파브레가스의 투혼도 아닌 바로 앙리의 등장이었다.

                                                             Thierry Daniel Henry (티에리 앙리)

티에리 앙리. 그가 누구인가. 무한도전에 나와서 박명수의 머리를 쓰다듬고 우리에게 코믹한 모습을 선사해주던
사람좋은 웃음을 띄우며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던 그 축구선수 겸 프랑스 개그맨 앙리. 그가 맞다.

???

아니지.
아스날의 전성시대를 이끈 아름다운 아트싸커를 보여주던 그 앙리다.
아스날 팬들에게 그는 전설적인 존재다. 비록 지금 바르샤에서 기량이 쇠퇴해 가고 있는것이 눈에 보일정도지만
그래도 팬들에게는 영원한 킹 앙리다. 그가 나올때 아스날의 모든 관중들은 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고,
관중석에서는 Welcome Home King Henry 라는 문구가 펼쳐졌으며, 그가 공을 잡을때의 환호는
아스날의 그 어떤선수도 받지 못했던 그것이었다.

팀을 떠난 선수에 대한 예우. 그리고 그 선수가 그 팀의 서포터에게 표하는 존경의 박수는 마치 드라마 한편을 보는듯 했다.
아스날 팬들의 앙리에 대한 충성도도 한몫했지만, 팀을 떠난 이후에도 항상 아스날을 그리워 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던
앙리의 행동또한 한몫 했으리라. 그도 그럴것이 잉글랜드에서 뛰던 시즌동안 4회의 득점왕을 했고
팀을 무패 우승으로까지 이끌었던, 자신의 축구 황금기를 보냈던 팀이 어떻게 고향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우리나라 프로축구도...


난 모든 스포츠를 다 즐겨본다. 웬만한 선수 이름과 스텟도 명확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씩은 알고 있을정도로 프로 스포츠의
팬이다. 하지만 한국의 프로축구는 유럽의 그것과 비교하면 눈물나게 열악한 수준이다. 엄청난 수준의 경기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경기장을 활용하지 못하는것은 두말할 나위 없고, 선수들의 행동과 프로의식이 유럽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개인적인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무래도 축구 리그의 선두를 달리는 유럽과 비교하면 경기력면에서
불만족스러울수도 있지만, 서포터를 대하는 언론플레이나 본인들의 경기를 중요하게 만드는 게임의 빅매치화가 너무나
부족하다. 심지어 프로축구의 지역팬들이 타 팬들과 실갱이를 벌이면 그것이 마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것인양 비난을 받기 일쑤다.

서포터들에게 팀에 애정을 가질수 있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그 팀의 스타와 직/간접적인 교류를 할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그것을 해당지역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게 해주는것.
그렇게 하면 우리나라 프로축구도 한걸음더 발전할수 있지 않을까.

작년에 이은 최저 관중입니다. 라는 뉴스는 이제 더이상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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